안녕하세요. 비개발자 김부장입니다.
요즘 제가 계속 느끼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이브코딩은 처음에는 정말 신기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코드를 짜줍니다.
“에러가 나”라고 하면 원인을 찾아줍니다.
“좀 더 예쁘게 바꿔줘”라고 하면 화면도 바꿔줍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까먹습니다.
AI도 까먹습니다.
어제 왜 이렇게 바꿨는지,
지난주에 어떤 에러 때문에 구조를 갈아엎었는지,
그때 Claude가 뭐라고 설명했는지,
내가 왜 이 선택을 했는지,
이게 다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프롬프트를 잘 쓰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여러 번 겪어보니, 비개발자에게 더 중요한 건 프롬프트 한 줄이 아니라 작업기록을 남기는 구조였습니다.
오늘은 제가 Obsidian을 단순 메모장이 아니라, 바이브코딩을 계속하기 위한 AI 작업기록 창고로 쓰기 시작한 이야기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바이브코딩의 첫 번째 착각: AI가 다 기억해줄 거라는 생각
처음 AI 코딩을 시작했을 때는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AI가 똑똑하니까, 내가 대충 말해도 알아서 이어가겠지.”
물론 한 세션 안에서는 꽤 잘 이어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프로젝트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쇼핑몰 ERP도 만지고,
블로그도 운영하고,
홈서버도 보고,
Obsidian 동기화도 관리하고,
사진 서버도 만집니다.
비개발자인 제 입장에서는 각각의 기술 이름도 버겁습니다.
Vite, Next.js, ErrorBoundary, OG 이미지, API, Docker, CouchDB, LiveSync…
하나씩 보면 알 것 같은데, 며칠 지나면 다시 낯설어집니다.
AI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이전 대화에서 어떤 결정을 했는지,
어떤 파일을 고쳤는지,
왜 그 방법을 택했는지,
그 기록이 없으면 AI도 매번 처음부터 다시 추측해야 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바이브코딩은 AI와 대화하는 기술이 아니라, AI가 다시 읽을 수 있게 맥락을 남기는 기술이구나.”
2. 그래서 Obsidian을 LLM Wiki로 쓰기 시작했다
제가 최근에 정리한 개념 중 하나가 `LLM Wiki`입니다.
말은 좀 거창하지만,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AI가 읽을 수 있는 내 개인 작업 백과사전
Obsidian은 Markdown 파일로 저장됩니다.
그래서 사람이 읽기도 좋고, AI가 읽기도 좋습니다.
저는 여기에 다음 기록을 나눠서 넣기 시작했습니다.
- 결정한 내용은 `06_Decisions`
- 반복 절차는 `07_Workflows`
-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01_Projects`
- 계속 관리하는 영역은 `02_Areas`
- 블로그 초안은 `08_Content`
- AI와 함께 처리한 작업 로그는 `09_Hermes`
이렇게 나눠두니 좋은 점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Obsidian 동기화 어떻게 복구했지?”
“KingTire ERP에서 Vite로 바꾼 이유가 뭐였지?”
“블로그 글 쓸 때 김부장 톤은 어떻게 잡았지?”
그러면 AI가 제 기억을 대신 찾아주는 느낌이 됩니다.
3. 개발일지가 생각보다 강력했다
제가 특히 효과를 본 건 개발일지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5월 29일 개발일지에는 이런 커밋 흐름이 남아 있었습니다.
- Next.js 공개몰 구조를 정리하고 Vite 단일 구조로 단순화
- 죽은 코드와 중첩 복제 프로젝트 제거
- `package.json`에서 더 이상 쓰지 않는 스크립트 정리
- 파트너 재고 조회 API 복구
- 렌더 오류 시 화면이 하얗게 죽는 문제를 막기 위해 ErrorBoundary 추가
- OG 링크 썸네일 404 문제를 정적 이미지 방식으로 복구
개발자분들이 보면 평범한 커밋 로그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개발자인 저에게는 이게 엄청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한 달 뒤에 보면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내가 이걸 왜 했더라?”
그런데 개발일지가 있으면 적어도 방향이 보입니다.
아, 그때는 프로젝트 구조를 단순화하고 있었구나.
아, 화면이 죽는 문제를 막으려고 ErrorBoundary를 넣었구나.
아, 링크 공유 이미지가 깨져서 OG 이미지를 복구했구나.
이 정도만 기억나도 AI에게 다시 일을 시키는 수준이 달라집니다.
기록이 없으면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뭔가 안 되는데 봐줘.”
기록이 있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Next.js 구조를 걷어내고 Vite 단일 구조로 정리했는데, 그 이후 파트너 재고 조회 API와 OG 이미지 쪽을 다시 점검해줘.”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4. 비개발자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이해가 아니었다
예전에는 코드를 잘 모르는 게 약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약점은 맞습니다. 모르는 게 많으니까 삽질도 많이 합니다. (토큰도 무지하게 써요ㅠ.ㅠ)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비개발자가 AI로 개발을 할 때 꼭 모든 코드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아래 세 가지는 남겨야 합니다.
첫째,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둘째,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셋째, 다음에 같은 일을 할 때 어디서부터 보면 되는지
이 세 가지가 있으면 AI가 다시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AI를 써도 매번 처음부터 설명해야 합니다.
저는 이 차이가 바이브코딩을 하루짜리 신기한 체험으로 끝낼지, 실제 업무 도구로 만들지 가르는 지점이라고 느꼈습니다.
5. 제가 쓰는 간단한 기록 규칙
아직 대단한 시스템은 아닙니다.
다만 요즘은 이런 식으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결정은 따로 남긴다
예를 들어 “Obsidian Sync 대신 LiveSync를 쓰기로 했다” 같은 결정은 그냥 대화 속에 흘려보내지 않고 결정 기록으로 남깁니다.
나중에 왜 유료 Sync 대신 직접 CouchDB를 쓰게 됐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 절차는 체크리스트로 만든다
서버 점검, 블로그 임시글 저장, Obsidian 동기화 복구 같은 건 한 번 하고 끝이 아닙니다.
그래서 절차로 남겨둡니다.
비개발자 입장에서는 “그때 어떻게 했더라?”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확 내려갑니다.
AI 작업 결과는 로그로 남긴다
Hermes나 Claude Code가 처리한 작업은 가능한 한 작업 로그로 남깁니다.
무슨 요청을 했고, 어떤 파일을 건드렸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남겨두면 다음 작업 때 출발점이 생깁니다.
민감정보는 직접 쓰지 않는다
이건 중요합니다.
서버 주소, API 키, 비밀번호 같은 건 블로그 글이나 공개 노트에 그대로 넣으면 안 됩니다.
저도 예전에 기록과 민감정보가 섞이는 순간이 있어서, 요즘은 공개 글로 옮길 때 특히 조심하고 있습니다.
6. 프롬프트보다 맥락이 먼저다
처음에는 “좋은 프롬프트 모음”을 찾았습니다.
물론 프롬프트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비개발자에게 진짜 중요한 건 프롬프트 문장이 아니라 맥락 파일입니다.
- 이 프로젝트가 뭔지
- 현재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
- 지난번에 어떤 결정을 했는지
- 반복해서 실수하는 지점이 뭔지
- 서버나 배포 환경은 어떤지
- 내가 원하는 글쓰기 톤은 어떤지
이게 쌓이면 AI가 훨씬 일을 잘합니다.
마치 신입 직원에게 매번 구두로 설명하는 대신, 회사 업무 매뉴얼과 지난 회의록을 같이 주는 느낌입니다.
7. 김부장의 결론
저는 아직 개발자가 아닙니다.
코드를 보면 여전히 모르는 게 많습니다.
에러 메시지도 무섭습니다.
가끔은 AI가 설명해줘도 반쯤만 이해합니다. (이해하는 척 할지도요..)
그런데 예전과 달라진 건 하나 있습니다.
이제는 삽질이 그냥 사라지지 않습니다.
Obsidian에 남습니다.
개발일지에 남습니다.
작업 로그에 남습니다.
다음에 AI가 다시 읽을 수 있는 맥락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 제 바이브코딩의 목표는 “코드를 다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AI가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남기는 것.
이게 비개발자 김부장이 AI와 오래 같이 일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비개발자인데 AI 코딩을 시작하신 분이라면, 프롬프트 모음부터 찾기 전에 작은 작업기록 폴더부터 만들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늘 한 일, 막힌 에러, AI가 해결한 방법, 다음에 조심할 점.
이 네 가지만 남겨도 다음번 AI는 훨씬 똑똑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덜 불안해집니다.
비개발자 김부장의 바이브코딩 도전기는 오늘도 기록부터 다시 시작입니다.